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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도 언어를 배운다? 조류의 모방 행동 연구

by 맥스의 세상 모든 정보 2025. 5. 7.

“안녕하세요”, “잘 자요”라는 말을 따라 하는 앵무새를 본 적 있으신가요? 인간의 언어를 흉내 내는 새들의 모습은 단순히 재미있는 장면을 넘어, 조류의 고등 지능과 학습 능력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특히 앵무새, 까마귀, 찌르레기 등 일부 조류는 소리를 모방하는 능력(sound mimicry)이 뛰어나며, 이는 사회적 학습과 인지 발달의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새들이 어떻게 소리를 배우고,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능력이 어떤 연구를 통해 밝혀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앵무새 알렉스
앵무새 알렉스

조류의 언어 모방 능력은 어떻게 작동할까?

새들이 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 것은 성대 구조와 뇌의 발달 덕분입니다. 조류는 사람과는 다른 ‘시린크스(syrinx)’라는 발성 기관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정교하게 근육을 조절해 다양한 음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뇌의 특정 영역, 특히 고급 청각 처리와 기억을 담당하는 HVC, RA 등의 부위가 발달해 있어, 들은 소리를 기억하고 반복적으로 연습하며 자신만의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대부분 학습이 필요한 시기(critical period)에 형성되며, 부모나 주변 개체의 소리를 따라하며 사회적으로 습득하게 됩니다.


앵무새는 진짜 말을 ‘이해’하는 걸까?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앵무새입니다. 특히 회색앵무(African Grey Parrot)는 인간 언어의 소리뿐 아니라 의미까지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 알렉스(Alex) 앵무새 실험

미국 동물심리학자 아이린 페퍼버그(Irene Pepperberg)는 ‘알렉스’라는 이름의 회색앵무를 30년 넘게 연구했습니다. 알렉스는 100개 이상의 단어를 발음했고, 색깔, 모양, 수량 등의 개념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자가 “초록색 열쇠가 어디 있지?”라고 물으면, 알렉스는 초록 열쇠를 정확히 가리키거나 말로 대답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반복이 아닌, 의미 이해 기반의 반응으로 해석되었습니다.


모방 행동은 의사소통인가?

많은 학자들은 조류의 소리 모방 능력을 단순한 반복행동이 아니라, 사회적 의사소통 수단으로 봅니다. 야생의 찌르레기나 까마귀는 다른 개체의 소리를 흉내 내어 위협을 피하거나 짝짓기를 유도하는 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인간의 생활 소리(문 여는 소리, 알람 소리 등)를 따라하는 도시 조류도 발견되었는데, 이는 환경에 적응하는 고도의 지능을 의미합니다.


까마귀와 까치도 놀라운 학습 능력을 가진다

앵무새 외에도 까마귀, 까치, 까치까마귀류(큰부리까마귀 등)는 도구를 사용하고, 감정을 표현하며, 죽음을 인식하는 등의 복잡한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주변에서 들은 소리를 기억하고, 사회적 상황에 맞게 다양한 소리를 조합하며, 때로는 다른 동물의 경고음까지 흉내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상황적 의사소통의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조류 언어 연구의 과학적 가치

조류의 소리 모방 행동은 인간 언어의 기원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언어가 단순한 의사 전달 수단이 아니라, 사회성과 인지 능력, 기억력, 환경 적응력의 총체라는 점에서, 조류의 행동은 인간과 많은 유사점을 지닙니다. 또한, 새의 발성 학습은 신경과학 및 인공지능 음성 모형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도 응용되고 있습니다.


결론: 새들의 말은 그저 장난이 아니다

우리가 가볍게 여겼던 새들의 ‘말 흉내’는 사실 그들의 뛰어난 학습 능력과 사회적 소통 본능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특정 종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다양한 조류에서 관찰되고 있으며,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좁혀주는 소중한 단서가 됩니다. 조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서, 생명체의 지능과 소통의 본질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